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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29일 일요일


 어제의 밀린 일정으로 인해 아침 일찍 일어나 브라이스 캐년을 구경 할 예정이었지만,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긴 운전을 한 피로가 아직 풀리지 않았는지 늦잠을 자고야 말았다. 숙소에서 아침도 제공하지 않고 시간도 없는 김에 아침식사는 어제 코스트코에서 구입한 빵과 과일로 간단히 때우고 숙소를 떠났다.


 브라이스캐년 국립공원에 입장하자마자 가장 아랫쪽에 있는 브라이스 포인트로 이동했다. 포인트 사이사이마다 셔틀 서비스가 잘 되어 있었지만 시간이 촉박한 관계로 자차를 이용하여 구경하였고, 운이 좋게도 주차에 큰 어려움은 겪지 않았다.


 브라이스 캐년에서 꼭 보아야겠다고 생각한 곳은 '브라이스 포인트'와 '인스퍼레이션 포인트'. 그리고 '선셋 포인트'에서 시작되는 '나바호 트레일'까지. 




브라이스 포인트 첫 느낌.

뾰족한 후두들이 빽빽하게 모여있는 자태가 멋지다.



 4시방향의 조그만 구멍 밑의 아주 작은 점이 사람인 것으로 비교하여 보면, 어마어마하게 넓은 영역이 빽빽한 후두로 가득 차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부터는 Inspiration Point에서 바라본 풍경이다.


 Bryce Point에 비해서 후두들이 더 조밀하고, 더 섬세하고, 더 가까운 느낌을 준다. 정오에 가까운 시간이라 빛이 멋지지 않아서 사진에는 아쉽게 나왔지만, 섬세한 후두들의 생김새가 '멋지다' 라는 말로는 표현하기에 부족함이 있다. 한마디로 '숨 막히는' 광경.


마치 옛 로마의 신전 기둥같은 후두들


후두를 감싸안고 있는 바위에도 후두가 박혀있다.

경외심이 드는 자연의 조각.




인스퍼레이션 포인트 윗쪽의 전망대로 올라가는 길에서


Inspiration Point 윗쪽에서 내려다 본 모습.

숨이 멎는 풍경.


 하루 종일 보고 있어도 질릴것같지 않은 각양 각색의 후두들이지만, 시간은 정해져 있기 때문에 브라이스 캐년에서 계획한 마지막 목표인 '나바호 트레일'을 걷기로 한다. 나바호 트레일은 선셋 포인트에서 시작하여 한바퀴 주욱 둘러 출발점으로 오게 되는 넓게 한바퀴를 도는 트레일로, 아주 여유롭게 걸었을 때 2시간 정도 걸린다. 그늘도 많고 초반과 마지막의 스위치백 부분만 제외하면 크게 힘든 부분은 없다. 물은 항상 여유롭게 챙길 것.




 나바호 트레일을 시작하자마자 갈림길이 나오는데, 이 때 왼쪽으로 가는것보다 오른쪽으로 가는 편을 더 권한다. 나바호 트레일의 유명한 스위치백을 내려다보며 걷는 것이 너무 멋지고, 또 트레일을 마치며 또 다른 스위치백을 힘들게 올라온 다음 만나는 풍경이 매우 아름답기 때문. 힘든 스위치백을 지난 다음에 멋진 풍경을 만나니, 내가 흘린 땀이 아깝지 않았다.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것이 유명한 스위치백.

후두로 둘러쌓여 있다.


스위치백을 내리 걸으러 가는 길


스위치백을 걷는 사람들.

올라오는 사람과 내려가는 사람이 섞여있다.

나는 이 곳을 내려가는 경로를 택했다.


스위치백 아래에서 올려다 본 풍경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과 강렬한 붉은색의 바위 기둥 색의 조화가 인상적이다.


이곳의 다람쥐는 사람을 겁내지 않는다.

먹이 주지 마세요.

귀엽다며 손 내밀지 마세요.

뭅니다.


스위치백 가장 아랫부분.


거대한 바위를 찍은 모습.

 이 대리암에 물이 흐르며 석회가 녹아 생긴 틈으로 물이 얼었다가 녹았다가를 몇만년동안 반복하며 뾰족한 후두들이 생겨났겠지.


주의하세요!

 낙석은 생각보다 흔하고, 방금의 스위치백 가장 낮은곳으로부터 앞으로의 0.8km동안 브라이스 캐년 국립공원 내의 다른 트레일들보다 낙석의 위험이 높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낙석은 예측 불가능하고, 언제나 일어날 수 있으며, 그 결과로 심각한 부상이나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멋진 풍경


집 지키는 개 같은 바위


다람쥐 쫓는 소녀


더블 브릿지(Double Bridge)

 이 이후부터는 낮은 지대에서 다시 선셋포인트로 올라가는 다른 스위치백이 나타난다. 걷기 좋으라고 경사면을 산책로처럼 깎아놓은게 스위치백이지만, 길을 잘 깎아놔도 오르막은 오르막이라 힘들다. 물도 많이 마셨고, 땀도 많이 났다.


트레일이 끝나가는 쪽의 스위치백을 거의 올랐을 때


스위치백의 끝자락에서

 이 모퉁이가 지나면 다음 사진과 같은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 오르막을 오르며 흘린 땀을 온전히 보상받는 순간.




가운데 이것이 바로 '토르의 망치(뮬니르)'


손잡이가 짧지만 망치는 망치다.


 토르의 망치를 뒤로 하고 나바호 트레일을 마무리지었다. 


 브라이스 캐년은 어느 하나의 후두가 유명하거나 멋진 곳이 아니라, 넓은 영역에 펼쳐져 있는 후두들이 각자 개성을 뽐내며, 동시에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곳이었다. 어제의 일정이 밀린 바람에 나바호 트레일을 하지 말까 고민도 잠깐 하였지만, 지금 와서는 이 트레일을 하지 않았다면 얼마나 후회했을지, 마지막의 오르막이 잠깐 힘들지만, 그 부분만 제외하면 가을철 나들이 가듯 어렵지 않은 기분 좋은 트레일이었다. 


 우리는 이제 유타의 아름다운 12번 국도를 통해 캐피톨리프까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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