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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G30 5시리즈 530D 후기

웅디퉁퉁 2017. 8. 21. 01:57

오스트리아를 여행하며 차량을 48시간 가량 렌트를 했는데, 럭셔리 등급으로 예약을 했었습니다. 대표 차종은 5GT 혹은 530D였었는데, 내심 넓은 뒷자리 레그룸 때문에 5GT를 원했었지만, 카운터에서는 530D를 타고 가라고 하더군요. 덕분에 완전 새차는 아니더라도, 8,000km 정도를 뛴 아직 새차냄새가 가시지 않은 G30 530D를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앞트임이 더욱 커졌지만 눈도 커져 담대한 앞모습이 매우 당당합니다. 특히 웃고있는 턱 형상의 M범퍼와 잘 어우러지네요. 개인차가 있을 수 있겠지만 제 안목에는 이 세그먼트에서 나올 수 있는 디자인 중 으뜸이라고 생각합니다.


 바퀴의 위치에 비해 캐빈이 뒷쪽으로 밀려있는 형상은 이번 5시리즈도 동일합니다. 앞바퀴의 뒷쪽으로 엔진을 밀어넣어 50:50에 가까운 무게배분을 취하기 위함인데, 실내공간의 크기가 줄어들게 되는 단점은 있겠지만, 운동성능이 좋아지고 디자인적으로 멋져지는 장점이 있습니다. 


F바디의 키는 플라스틱으로 싸구려 티가 좀 났었는데, 키는 훨씬 멋져졌습니다. 금속의 촉감이 세련되고 거기다 묵직한 무게감이 고급감을 만들어냅니다.


항상 벤츠와 비교당하며 싸구려 티가 난다고 욕을 많이 먹는 BMW의 인테리어이지만, 타보니 다음 세대의 차 같은 세련된 느낌이 가득합니다. 계기판의 LCD 디스플레이는 운전에 방해되지 않으며 필요한 정보를 간결하게 보여주고, 고속도로에서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작동시 앞 차와의 인식상태나 차선 인식 여부 등을 잘 보여주고 있어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운전석 방향으로 감싸고 있는 형태의 센터페시아도 좋고, 기존에는 버튼식이던 공조기 버튼들이 터치형으로 바뀌었지만 예상 외로 운전 중에도 조작에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이클의 고풍스러운 느낌은 없지만 마치 사이버가수 아담을 처음 보았던 것처럼 미래의 차 느낌을 주는 신비로운 느낌의 실내였습니다.


참고로 제가 탔던 차량은 우리나라의 530D 플러스에 해당하는 트림으로 추정되고, 통풍시트가 장착되어 있었습니다. 에너지 지랄같지만 에어컨을 켜고 열선을 작동시키며 통풍시트를 켜는 것도 가능했네요. 이른바 '니가 원하는 것은 다 해줄게' 모드인 듯 합니다.



처음 시동 건 느낌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보자면, x5 30d에서도 느꼈었던 작게 툭툭거리는 작은 진동은 5시리즈에서도 존재 했구요, 특히 아이들시에 느끼는 엔진의 진동은 디젤은 역시 디젤이더라구요. 6기통이라 4기통의 거친 느낌보다는 조용하지만, 저에게는 차라리 4기통의 '나 디젤이야' 라는 대놓고 우렁찬 털털거림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어릴적 무쏘로 길들여진 몸이라 그런지 디젤의 거친 느낌이 싫지 않거든요.


엔진의 스펙은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지 않지만, 체감상 1200 rpm 정도에서부터 올라오는 두둑한 토크감이 일품입니다. 미션 반응 또한 매우 민첩해서 주행중에 치고 나가기 위해 엑셀을 깊게 밟으면 운전자의 뜻을 알아채고 재빨리 다운시프트를 착 착 해주는 민첩한 미션이 만나서 운전하기가 매우 편해지더라구요. 디젤 차임에도 불구하고 6기통은 6기통인지 변속시 엔진의 리스폰스가 좋아서 다운시프트 하고 RPM보정 하고 바로 락업이 걸리기까지 순식간에 모든 일이 이루어집니다. BMW라면 역시 ZF의 8단이 들어갔을텐데, 이 정도면 패들시프트 없어도 신나게 운전 할 수 있지요.



고출력 6기통 디젤의 장점은 저알피엠에서부터 힘차게 뿜어져 나오는 토크감에서 나오는데요, 특히 언덕길에 저속차로에 있다가 추월하기 위해 고속차로에 합류하는 순간 빨려들어가듯이 가속하는 느낌은 일품입니다. 두둑한 토크감에서 나오는 우악스럽게 밀고 나가는 느낌은 언제나 신선합니다. 예전에 M550D의 조수석에 앉앗던 적이 있는데 그 때 느꼇던 그 느낌과 비슷합니다. 가솔린과 디젤은 엔진의 회전 특성이 다르다 보니 각각 다른 맛이 느껴지더라구요.



잡아 돌리는 맛에 대해 얘기하자면, 차가 분명 크고 길고 무거운 차인데, 매우 경쾌하게 엉덩이가 돌아갑니다. 신기하게도 3시리즈에 비해 엉덩이가 무거운 느낌이 크지 않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오스트리아가 산이 많은 나라라서 업힐 다운힐 헤어핀 등등등 국도로만 300키로 가까이 이동을 하게 되었는데, 코너를 앞두고 감속을 할 때에는 엠팩 브레이크가, 코너를 탈출하며 가속할 때에는 넓은 토크밴드가 듬직한 6기통 엔진이 매우매우 든든했습니다. 코너를 감을 때에는 횡방향으로 가해지는 가속도에 비하여 차체가 기울어지는 롤은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잘 억제되어 있는 점이 인상적이더군요. 아마도 경쾌한 코너워크의 특성은 매력적인 서스펜션에서 나오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야기가 나온 김에 서스펜션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자면, 이 차의 서스펜션은 노면의 상태를 충분히 전달 해 주면서도 맨홀 뚜겅을 지날때나 파인 노면을 지날 때 한번 거른 듯한 부드러운 진동을 전해주는 특성이 있습니다. 3시리즈의 엠팩 서스펜션은 노면이 안좋은 곳에서는 그 충격을 예상해 배에 힘을 주어야 할 정도로 튀는데, 이번 5시리즈의 서스펜션은 튜닝이 더욱 섬세해졌는지, 코너에서 느껴지는 롤은 적은데 비하여 승차감은 더 좋아졌습니다.


 산길과 고속도로와 시내를 골고루 다닌 결과 588.3km를 달리고 디젤 38L를 주유하였습니다. 588km/38L = 약 15.5km/L 정도 되네요. 아무리 디젤이라도 3리터 6기통의 엔진이 이 정도 나와주는 것은 놀랍네요. 디젤의 매력중에 으뜸은 역시 저렴한 유류비죠. 


저는 큰 차가 둔해서 싫어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530D는 신나게 타고 다닐 수 있을 것 같은 재미있는 차가 되었네요. 함께 뒷자리에 탑승하셨던 부모님도 뒷자리가 나름 좁지 않고 괜찮다고 하십니다. 엄마는 특히 이 차의 스피커가 괜찮은 것 같다고 하시네요.


 멋진 디자인에 훌륭한 파워트레인, 마치 내 손발이 된 것 같은 민첩한 미션과 마음놓고 산길을 달릴 수 있는 든든한 브레이크까지. 이 정도 크기의 이 정도 민첩함은 정말 훌륭합니다. 가격 빼고는 안 살 이유가 없는 좋은 차인데, 저는 돈 없어서 못삽니다. 이렇게 또 눈만 높아지고 말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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