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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04 (금)


 7시에 출발하는 체스키 크룸로프 행 버스를 타기 위해 아침일찍 일어나 버스 터미널에 도착했다. 사실 너무 이른 시각이라 우버가 잡히지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다행히도 6시가 갓 넘은 시각에도 우버 드라이버들이 꽤 있어 다행히 터미널까지 잘 도착 할 수 있었다. 스튜던트 에이전시 예약 확인 메일에는 버스 타는 곳의 GPS 좌표가 찍혀 있기 때문에, 그 좌표만 따라 가면 버스를 놓치지 않고 잘 탈 수 있다. 참고로 버스 터미널이 꽤나 넓은 편인가 싶었던게, 우버 드라이버가 어느 터미널이냐고 물어보았고, 나는 GPS 좌표를 보여주었더니, 오케이, 라는 대답과 함께 잘 도착 할 수 있었다. 


말로만 들었던 노란색 스튜던트에이전시 버스는 어어어어엄청 크고 높다. 


체스키 크룸로프를 향해 가는 도중 비가 오기 시작했다.


비는 점차 굵어지기 시작했고 어느덧 폭우가 되었다.


 내가 하는 여행은 왠지 항상 덥거나, 비가 오거나, 공사중이거나, 그도 아니면 쉬는 날이거나, 이들 중의 하나인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에도 또 나의 엄청난 여행운이 작용한 것인가... 싶을 정도로 굵은 빗방울들이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버스가 체스키 크룸로프에 도착했고, 비는 여전했다. 언제 비가 그치리라는 보장이 없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우산을 쓰고 체스키 크룸로프 중앙 광장의 '인포센트룸'까지 짐을 맡기기 위해 캐리어를 끌고 걸었다. 스튜던트에이전시의 체스키 크룸로프 버스 정류장은 두 곳이 있는데, 우리는 두 번째 정류장인 City Center(AN)에서 내렸다. 이 곳에서 광장까지는 걸어서 10분 정도 되는 거리었으나, 체코의 길바닥이 그렇듯이, 인도도 차도도 모두 돌을 잘라서 깔아 놓은 길들로 캐리어를 끄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비도 오는데 우산도 써야하는데 그리고 캐리어도 끌어야되는데 캐리어의 바퀴가 자꾸 돌바닥에 낑겨서 안굴러간다. 힘들다. 체스키 크룸로프에 짐 가지고 오실 때에는 아침밥 많이 드시길...


체스키 크룸로프의 광장

왼쪽에 보이는 Infocentrum에서는 1점당 25코루나에 짐을 맡아 준다.


 비를 맞아가며 짐을 옮겨다가 짐을 맡기고 나니 다행히도 비가 멈추어 있었다. 왔던 길을 되돌아와 사진을 찍었다. 


비는 그쳤지만 날은 여전히 흐리다


이 곳이 가장 유명한 뷰 포인트 중의 하나인 듯 했다.


위의 장소에서 내려다 본 체스키 크룸로프


체스키 크룸로프 광장의 상해반점

마치 짬뽕도 팔 것 같은 이름이다.


 짐을 맡기고 마을을 약간 구경하고 났더니 밥 시간이 되어 파파스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기로 합니다. 

파파스 레스토랑의 테라스에서 보이는 풍경


코젤이랑 필스너랑 허니 진저 레모네이드 하나 시켜주고...

홈메이드 진저 레모네이드라는데, 레모네이드 + 생강차 맛이 나지만 그 조화가 생각보다 괜찮다


기대보다 맛있었던 라자냐


에피타이저로 시켰던 어니언링

뜨겁고 바싹하게 잘 튀겨져 나왔다.


맛에 부족함이 없었던 피자 마르게리타


보드랍고 맛있었던 립

함께 나온 감자도 꽤나 맛있었다


꽤나 만족스러운 식사를 마치고 나서 체스키 크룸로프를 마저 둘러보기로 한다. 

이발사의 다리에서 바라본 풍경


이발사의 다리에서 바라본 반대편

상류에서 하류로 물살을 타고 보트를 타는 사람들이 많았다


 체스키 크룸로프 성으로 향헀다. 체코에서 두번째로 큰 성이라고 한다. 이 성의 입구의 해자에는 곰들이 살고 있데, 중세시대에는 성주의 말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곰들의 먹이로 주었다는 무서운 이야기가 있다. 날이 너무 더운 탓인지 곰들을 볼 수는 없었다.

체스키 크룸로프 성의 입구

좌우의 철창 아래로는 곰들이 살고 있다


곰들이 사는 해자


곰에게 먹이를 주지 말고 곰들의 다양한 식사를 위해서는 차라리 약간의 돈을 넣어달라는 문구


 성의 입구에 들어서니 입체를 표현한 그림이 인상적인 건축물들이 눈에 띄었다. 성 건축 당시에 유행하던 양식이라고 하는데 지금 보기에도 세련되고 아름다운 모습이다.




입체감 있는 벽돌 모양은 사실 그림이었다




창문 옆의 다양한 그림들을 보자


알고 보니 저 안은 사실 남자화장실...


 길을 따라 쭈욱 진행하다보면 그 유명한 망토다리가 나온다. 아래에서 내려다 본 사진은 찍지 못했지만, 망토다리 위에서는 체스키 크룸로프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망토 다리 위에서


이 곳은 차도 다닌다

아슬아슬


망토다리 위의 모습


 망토다리를 건너고 나니 이와 같이 작은 창이 있는 벽을 만날 수 있었다. 아마도 과거에 성을 지키는 용도로 활용되었을 것 같았던 이 구멍들은, 그 너머로 예쁜 체스키 크룸로프의 풍경을 살짝살짝 보여주는 예쁜 창이 되었다.


창 너머로 보이는 체스키 크룸로프


 조금 더 올라가니 전망대 겸 카페가 있었다. 한쪽 공간은 체스키 크룸로프의 전경이 보이는 모퉁이었고, 다른 한쪽은 카페였다. 음료값이 우리돈 1500원~2천원 선으로 비싸지 않으니 덥고 목마른 분들은 한 숨 쉬었다 가도 좋을 듯 하다.


저 왼쪽 하단의 다리가 그 유명한 이발사의 다리




조금 더 걸어 올라가면 넓고 잘 관리된 정원이 있다. 조경작업을 한 바루 직후였는지 아니면 항상 이렇게 유지되는 곳인지 알 수 없었지만, 각맞춰 잘 깎여있는 식물들이 매우 인상적이다.


정원의 입구에서


잘 관리된 식물들 #1


잘 관리된 식물들 #2


잘 관리된 식물들 #3

꽃들이 있어야 할 자리가 허전하여 아쉽다.


 체스키 크룸로프 성 관람을 마치고 내려오는 길에, 성 탑에 올라가 보기로 했다. 성 탑은 매우 조그맣고 올라가는 길이 좁고 복잡하다. 대부분의 구조물이 나무로 되어 있어 무섭기도 했다. 올라가니 체스키 크룸로프의 시내가 한눈에 내다 보였고, 바람이 시원헀다. 높은 곳이 무서워서 오래 머물지는 않았지만, 탑의 난간에 걸터앉아 셀카를 찍는 사람들도 몇 보였다. 보기만 해도 오금이 저려 따라 해 볼 엄두도 내지 않았다.


탑에서 내려다본 체스키 크룸로프 시내 #1


탑에서 내려다본 체스키 크룸로프 시내 #2


 오스트리아로 가는 셔틀을 예약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성에서 내려오는 발길이 다급해졌다. 누가 체스키 크룸로프를 세네시간이면 충분한 관광거리라고 그랬을까. 5시간 넘는 시간동안 이렇게나 볼 것이 많았고, 또 아직 볼 것이 많이 남았는데 오스트리아로 떠나야 한다니 너무 아쉬웠다. 이 곳을 방문할 일정을 짤 때에는 적어도 6시간 이상은 확보를 해 두는 편을 추천한다.


이발사의 다리에서 보이는 성


강가의 펍에서 올려다본 성


BMW I3 경찰차가 반가웠다


 체스키 크룸로프를 떠나기 전, 이 곳에 오자마자 사진을 찍으러 갔던 곳을 다시 찾아갔다. 날씨는 이제 완전히 개었고, 햇살이 가득한 마을의 파노라마 사진 한 장을 찍고 오스트리아 린츠로 향하는 셔틀버스를 탔다. 이곳에서 오스트리아 린츠까지는 ckshuttle 이라는 서비스를 이용했는데, 드라이버는 매우 친절하고 정중했지만 Volkswagen Caravelle 차량의 좌석이 그리 넓지 않아 편안함은 떨어졌다. 전혀 모르는 사람들과 좁은 차 안에 함께 탑승하여 꽤나 먼 거리를 가야 하는것도 내게는 불편한 일 중의 하나인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일행이 3-4명일 때에는 이와 같은 셔틀 서비스보다는 돈을 조금 더 내더라도 일행끼리 승용차 한 대를 고용하는 Private 서비스를 이용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


체스키 크룸로프를 떠나기 전

날이 활짝 개였다.


 예쁘고 예쁜 체스키 크룸로프를 뒤로 하고 오스트리아 린츠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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