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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02 (수)

 

 프라하의 구시가는 매우 작아서, 시간만 충분하다면 웬만한 거리는 걸어서 이동이 가능하다. 그리하여 나도 아침 일찍부터 무작정 구시가 방향으로 걷기 시작했다. 구시가를 향해 가는 도중에 멋지고 커다랗게 존재감을 과시하는 건물이 있어서 무엇인가 궁금했는데, 전망대와 식당으로 이용되는 건물이었다. 이렇게 오래된 멋진 건물이 그냥 식당이라니. 나는 유럽에 왔다.

 

이렇게 크고 멋진 건물이 그냥 식당이라니.

여긴 유럽이다.

 

 이 건물을 지나 계속 걷다 보면 화약탑과 그 옆의 오페라 극장을 만나게 된다. 얼마 걷지 않았지만, 아마도 프라하 구시가에서 가장 유명한 건물일 화약탑을 만나자 배가 고파오기 시작했다. 누군가 너무 맛있게 먹어서 너무 행복했다는 나세마소 라는 정육점에 가 보기로 한다. 나세마소는 화약탑에서 걸어서 5분 정도 걸리는 위치에 있었다.

프라하 구시가의 화약탑과 오페라 극장

 

이른 시간이지만 손님이 많았다.

 

꽤나 분주한 실내. 점원들은 활달하고 즐거운 분위기로 일하고 있었다.

 

스테이크용 고기 컬렉션

 

소세지 컬렉션

가장 오른쪽 위의 소세지가 체코에서 가장 대중적인 소세지라고 한다.

 

 인터넷에서 많이 보았던 쇠고기 타르타르와 치즈버거를 선택했고, 점원에게 또 다른 메뉴들을 추천해달라고 요청했다. 점원은 Pulled pork burger와 Czech Tradition Sausage를 추천 해 주었고, 아빠를 위한 맥주 한 잔과 가족이 함께 먹을 우유 1리터 한 통을 시켰다.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3만원 내외로 모든 음식을 주문할 수 있었다.

 

 음식은 종류에 따라 조리되는 시간이 달라 하나씩 나왔고, 모든 것을 1/4씩 나누어 경험해 볼 우리로써는 마치 코스 요리처럼 요리가 차례대로 나와서 더 좋았다. 이 곳에서는 음식을 주문하면 번호표를 주는데, 메뉴가 완성될 때마다 번호표의 번호를 부르게 된다. 이 때 대답을 잘 해야 음식을 받아서 먹을 수 있다.

 

쇠고기 타르타르

거칠게 구워져 나온 빵에 마늘을 갈아내듯 코팅 한 위에 갈은 쇠고기를 올려서 먹으면 된다.

취향에 따라 입맛에 맞지 않을 수도 있다.

 

Pulled Pork Burger

양념해 익혀 낸 고기를 결대로 뜯어내어 패티를 대신 한 햄버거.

 야채와 고기가 풍성하고 고기의 양념 또한 맛있어서 매우 만족했던 메뉴.

 

Czech Tradition Sausage

그냥 소세지의 맛이다.

생각보다 식감이 부드러워 독일의 소세지와는 다른 느낌을 준다.

 

Cheese Burger

굽기는 따로 요청하지 않았는데 딱 좋을만큼 익혀져 나왔다.

치즈의 풍미는 생각보다 약햇고 번이 퍼석퍼석해서 추천하지는 않는 메뉴.

고기는 많이 들어있어서 좋았다.

 

보통은 햄버거에서 사용하지 않는 독특한 번을 사용한 것을 볼 수 있다.

 

 나세마소에서 배를 채우고 나와서는 화약탑을 지나 구시가 광장까지 가기로 했다. 화약탑으로 가는 길에는 '팔라디움'이라는 큰 쇼핑몰이 있었고, 이 안에는 저녁 10시까지 하는 '마누팍투라'가 있으니 쇼핑에 참고하시길. 참고로 마누팍투라는 체코의 자연주의 화장품 브랜드로 특히 탈모환자에 좋다는 맥주 샴푸로 유명하다.

 

팔라디움 앞에서는 비눗방울 아저씨와 아이들이 장난을 치고 있었다.

 

체코의 길은 인도이건 차도이건 돌을 쪼개어 깔아 놓은 길들이 많다.

 

구시가 광장 앞의 갤러리

외로이 앉아있는 검은 조각상이 인상적이다.

뒤로는 틴 교회의 첨탑을 볼 수 있다.

 

프라하의 구시가 광장

 

프라하의 구시가 광장

 

이 광장의 한쪽 모퉁이 바로 옆에는 그 유명한 '프라하 천문 시계'가 위치하고 있는데, 아쉽게도 우리가 방문하였을 때에는 한참 복원 공사중이었다. 내가 가는 곳은 항상 비가 오거나, 공사를 하거나, 문을 닫았거나, 아니면 매우 덥거나 넷 중 하나인 것 같다. 복원 공사는 다행히도 건물에 대한 것이어서, 매 시 정각마다 진행되는 시계의 울림은 제대로 감상 할 수 있었다.

 

내가 가는 곳은 항상 공사중이다

 

구시가 시계탑 전망대 또한 공사로 인해 입장 할 수 없었다

 

시계탑을 보고 나니 시간은 어느새 2시에 가까이 접어 들었고, 8월 초의 프라하는 매우 뜨거워서 그 더위를 감당하기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우리는 더위가 풀릴 때까지 숙소에서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숙소로 가는길의 구시가 광장에는 어느새 물을 뿌려주는 살수차가 한대 와 잇었고, 이 차는 분무기 같은 물을 넓은 범위에 뿌려주었는데 이게 비도 아닌것이 안개도 아닌것이 마치 가랑비 중의 가랑비 같은 느낌이라 더위 해소에 기가 막혔다. 사람들은 일부러 물 뿌려주는 곳을 따라다니며 더위를 피하고자 했다. 나 또한 물을 좀 맞다 왔는데 너무 시원하고 좋았다.

 

한여름에 체코 여행을 한다면 저 주황색 차를 따라다니도록 하자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는 바츌라프 광장이 있었고, 바츌라프 광장은 광장이라기보다는 거대한 상점가에 더 가까운 형태를 하고 있었다.

바츌라프 광장 풍경

 

숙소에 돌아온 우리는 찬물에 발을 담그며 더위를 잊었고, 어느정도 더위가 떨어진 6시가 넘어서야 다시 나갈 수 있었다. 그렇게 가게 된 곳은 석양이 너무 아름답다는 '비셰흐라드 요새'. 과거에 요새로 사용되었던 곳으로 성에 가깝다. 체코의 젊은 연인들이 찾는 낭만이 서려있는 아름다운 곳이다. 비셰흐라드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에 하기로 한다.

 

숙소에서 내려다 본 풍경.

원래 여행은 숙소에 있는 것이 가장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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