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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03 (목)


 프라하에 머무는 마지막 날이다. 전날에는 프라하의 구시가 광장을 비롯한 구시가를 보았기 때문에 오늘 하루는 프라하 성을 구경하기로 했다. 아침 일찍부터 우버를 불러 프라하 성까지 타고 왔는데, 이 날 배정된 차량은 파사트 에스테이트였고, 마찬가지로 수동 모델이었다. 이 나라 사람들은 수동을 참 많이 모는데, 자동에 비하여 저렴한 차값 + 아무래도 더 경제적일 연비 때문인 것 같다. 시트도 가죽시트보다는 직물시트인 차량이 많은데 이 또한 경제성 때문이리라. 숙소에서 프라하 성까지 우버 요금은 약 8천원 정도. 가족이 네 명이었기 때문에 한사람당 2천원 꼴이 되는데 시간적인 측면이나 버스나 트램을 찾으며 헤메는 고생을 생각하면 확실히 우버가 저렴한 경우들이 있다. 특히나 프라하 같은 조그만한 관광지에서는 더더욱 그러하다. 


 프라하 성의 입장에는 가방 검사가 있다. 아무래도 폭발물이나 문화재를 훼손할 수 있는 것들을 걸러내기 위함인 것 같다. 가방 검사를 통과 하고, 프라하 성의 광장 입구에서 근위병들과 함께 셀카를 한장 찍은 후에 프라하 성 관람을 위한 표를 구매했다. 


 표의 가격은 250코루나로, 약 한화 13000원 정도. 더 많은 부분을 볼 수 있는 더 비싼 표도 있지만, 어차피 힘들어서 다 못 볼 것 같기에 엑기스만 구경하기로 한다. 참고로 표를 구매하는 줄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길어진다. 빨리 가서 빨리 어떤 표를 살 것인지 결정 한 다음에 빨리 줄을 사서 구매하는 것이 좋다. 참고로 표 뒤의 지도는 따로 구매한 것으로, 표를 살 때 함께 구매 할 수 있다. 가격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10코루나 내외.


 가장 중요한 팁은, 건물의 바깥만 봐도 괜찮은 시간이 촉박한 여행자라면 티켓을 구입하지 않아도 된다. 황금소로를 제외하고는 건물을 입장하기 위하여 티켓을 구매하는 것이고, 외관만 보는 것은 무료이다. 


프라하 성의 티켓과 지도(별매품)


 프라하 성의 성당 앞에서는 결혼 사진을 찍는 커플들이 3커플 정도 보였다. 대체로 중국 사람이었던 것 같은데, 중국 사람들 사이의 유행인가보다. 사실 유행이라기에는 5년 전에도 센트럴파크에서 결혼사진 찍는 중국인들이 많긴 했다. 


결혼사진 찍는 커플 #1


결혼사진 찍는 커플 #2


밑에서 내려다 본 성당

성당의 규모가 크고 장식이 섬세하다.


성당 내부 #1


성당 내부 #2


성당 내부 #3


성당 외부

파노라마로 찍었는데 비뚫어졌다.

날씨도 흐린데다 심지어 역광이다.

그래도 찍은 것이 아까워서...


프라하 성 광장의 한 복판

저 너머로는 근위병 교대식이 이루어지고 있다.


 매 시각마다 근위병 교대식을 하는데 정오의 근위병 교대식이 가장 크고 멋지다고 한다. 근위병 교대식은 저 문 너머의 마당 같은 곳에서 이루어지는데, 12시가 가까워지면 저 문을 막고 마당으로 나갈 수 없게 한다. 저 문을 통해서는 거의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니... 근위병 교대식을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미리 가서 마당이 잘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을 것.

 

 황금소로를 마저 구경하고 프라하 성을 벗어나서 까를교까지 걸었다. 황금소로의 관람을 끝나면 프라하 성을 나가는 문이 있는데, 이 곳을 통해서 까를교까지 걸을 수 있다. 길을 따라 약 15분정도 걸으면 까를교가 나온다.


황금소로 마지막에 나온 고추만 빛나는 동상

얄궂은 관광객들이 저곳만 만져댄 바람에.... (반짝반짝)


 까를교에 접어드니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사진은 별로 없다.

까를교에서 내려다 본 풍경


까를교에서 폭우를 피하는 사람들


 폭우를 피하기 위해서 프라하 구시가 아무 식당에서 밥을 간단히 먹고 숙소로 들어왔다. 두어시간 정도 낮잠을 자고 비도 그치고 해가 떨어져갈 무렵 근처의 TESCO로 쇼핑을 왔다. 이 때 구매한 술이 체코의 명주 베체로브카(베헤로브카). 


 BECHEROVKA. 이 술로 말할 것 같으면 1잔 마실때마다 20년씩 젊어진다는 체코의 약술. 20가지 허브를 발효시켜 만들어 낸 술로 까를로비 바리의 명품 온천수를 이용해 만들어 내는 술이라는데, 특히나 고기 먹고 나서 소화에 그렇게 좋다고. 체코 시내의 표준 가격은 500미리 200코루나, 1리터 400코루나 인 것 같다. 슬로바키아에서 좀 더 저렴하고, 비엔나 공항에서 더 저렴했던걸 발견한건 함정... 나는 더 저렴한 가격을 볼때마다 물타기를 했더니... 여러병을 사게 되었다.


 얼음에 타먹어도 맛있고, 탄산수에 먹어도 맛있는데, 스트레이트로 먹으면 꽤나 독하다. 중국 감기약에 술 타먹는 맛으로 그 맛은 상상에 맡기겠다. 박카스랑도 비슷한 맛이다. 

 

공교롭게도 쇼핑하러 가서 액체류만 잔뜩 사왔다.


테스코 앞에서 발견한 사람 얼굴 모양의 조형물

여러개의 원반이 쌓인 형태로 원반마다 다 따로 돌아가는 움직임이 꽤나 재밌다.


 이후에는 팔라듐 쇼핑센터의 마누팍투라에서 친구들에게 선물해줄 맥주샴푸를 샀다. 이 자연주의 브랜드의 맥주샴푸가 탈모인들에게 그렇게 좋다고. 2000코루나 이상 구매하면 면세도 되니 꼭 받도록 하자. 


 샴푸를 사고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 갈 무렵 팔라듐 근처의 나세마소를 한번 더 들러 쇠고기 등심 스테이크와 햄버거를 먹었다. 두꺼운 등심을 시켰더니 구워서 서빙 되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다. 사진은 없지만, 전반적으로 시어링이 예쁘게 나온 잘 구워진 스테이크였고, 특별히 고기가 더 맛있다는 느낌은 없었지만, 독특한 분위기에서 좋은 가격에 먹을 수 있었던 경험은 나세마소에서 한번정도는 고기를 먹어보아야 할 이유인 것으로 생각된다. 참고로 10시까지 하는데, 10시가 땡 하면 주문을 마감한다. 10시 전에만 주문하면 음식을 먹을 수는 있다는 이야기.


 저녁을 먹고, 카를교까지 또 걸어서 이동했다. 10시가 넘어 해도 완전히 저물었기에, 카를교 가는 길의 어느 순간부터 저 멀리 프라하 성의 모습이 조명에 비추어 눈에 띄기 시작했다. 밤의 카를교는, 과연 프라하가 낭만의 도시인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연인으로 가득했고, 야경또한 멋져서 마치 없던 사랑도 생겨버릴것 같은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카를교 가는 길에서 보이는 프라하 성


카를교 입구


카를교에서 보는 야경 #1


카를교에서 보는 야경 #2


 그렇게 카를교의 야경을 보고 나서는 또 우버를 이용해서 숙소까지 이동했다. 구도심 지역에서 우버를 부르려고 하자 우리나라의 카카오택시처럼 아무 곳에서나 손님을 태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거리 간격으로 우버 탑승장이 정해져 있었고, 이 중에서 나에게 가까운 곳을 선택하여 그곳에서 운전자를 만날 수 있도록 시스템이 되어있었다. 아마도 교통혼잡을 피하기 위하여 생긴 시스템인 것 같다. 우버를 이용하여 숙소까지 잘 도착을 했고, 내일은 아침 일찍 숙소를 떠나 체스키 크롬로프로 이동하기 위해서 짐을 싸고 잠을 청했다. 


 여행에서 가장 힘든 것은 아무래도 짐을 풀었다 짐을 싸고 짐에 기념품 자리를 만들고 짐을 다 쌌다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빠진 것이 있어서 또 자리를 만들려고 전부 풀었다가 전부 다시 싸고. 아무래도 이러한 일들이 여행의 최대 난관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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